시간이 꽤 지난 여행이라 지금과는 달라진 부분도 있을 것 같고 사진도 별로 찍지 않아서 포스팅을 하지 말까 고민했는데 대중교통 기록을 위해 작성하는 포스팅이다. 최단시간보다는 여름이다 보니 되도록 몸이 편한 길을 선택했다.
집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집순이로서 한 번 나갈 때 이것저것 해치우고 싶었다.
우선 인천에서 출발해 무의도로 가는 방법은
- 동인천에서 중구6 버스를 타고 소무의도에서 하차하고 소무의도-무의도 순으로 돈다.
- 인천공항에서 무의1 버스를 탄다.(하나개해수욕장 또는 소무의도 하차지 선택 가능)
이 중 인천공항 노선을 선택 한 이유는
- 중구6은 배차간격이 너무 긴데 주변에 들어가서 기다릴 만한 곳이 없어 보였고
- 소무의도-무의도 순으로 돌고 다시 소무의도에서 귀가할 경우 동선이 비효율적
- 유명한 해상 데크길과 호룡곡산을 둘 다 가려면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시작해야 했고(스불재의 시작)
- 오랜만에 외출하는 김에 공항 구경도 할 겸 쉴만한 공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인천공항 1 터미널에서 내리고 7번 게이트 앞의 정거장에서 무의1 버스를 타면 된다.
시간표는 아래 참조.
버스는 하나개해수욕장 주차장 앞에서 잠깐 머물렀다가 차를 돌려 종점인 광명항으로 가기 때문에 본인이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리면 된다.
첫 번째 목적인 해상데크길을 걷기 위해 하나개해수욕장에서 하차해서 바다가 보이는 방향으로 쭉 걸어가서 왼쪽으로 가면 해상데크길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가는 길에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도 보존해 뒀는데 사진 찍기도 좋아 보였다.
물이 빠진 시간대에 도착해서 물 위를 걷는 기분은 느끼지 못했지만 덕분에 해안을 따라 이어진 기암괴석과 절벽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다.
사진에는 미처 다 담기지 않는 웅장함에 감탄하며 천천히 걷다 보니 데크길 끝에 작은 해변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다시 데크길을 따라 원점회귀하거나 조금 더 걸어가면 있는 계단으로 '환상의 길'로 들어가서 하나개해수욕장으로 돌아가거나, 호룡곡산 등산로로 진입할 수 있다.
여기에서 나는 호룡곡산 등산로를 선택했다.
여행 당시에는 포스팅 목적이 아니라 사진이 부족한 게 아쉽다...
표지판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코스가 복잡하지는 않은데 등산로 정비가 썩 잘 되어있는 편은 아니라 길을 한번 헤매야 했다.
한참 비가 오다 말다 하던 시기라 그랬는지 사람이 많이 안 다니는 길이라 그랬는지 풀이 무성해서 길이 거의 보이지도 않고 사방에서 바스락바스락사사삭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서 솔직히... 혹시 거대한 그 어떤 벌레들인가 싶어서 초조한 마음에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다...🥲 이렇게 간이 콩알만 한데 어떻게 혼자 싸돌아다니는지 스스로도 신기할 때가 있다.
일단 무작정 길로 보이는 곳을 찾아서 겨우 등산로로 진입했다.
사방에서 들리던 샤샤샥 바스락 소리는 벌레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산에서 게를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해서 사진도 찰칵.
나중에 검색해 보니 도둑게 라고 한다.
바닷가에서 가까운 육상 습지나 냇가의 돌 밑, 해안의 산 위에도 산다고 한다. 인터넷 지식백과에는 포항시 이남, 동해, 남해, 제주도 등지에서 산다고 나와있는데 등산로 근처에 계곡이 있고 곳곳에서 물이 졸졸 흐르다 보니 호룡곡산에도 사는 모양이다.
밟지 않도록 조심조심 올라가다 보니 슬슬 전망이 트이기 시작했다.
정상에 도착하기 직전 넓게 트인 바위를 보고 간식을 까먹으려다가 말벌 소리에 후다닥 정상으로 이동.
정상에서 바라본 하나개해수욕장과 저 멀리 보이는 실미도.
산도 바다도 좋지만 역시 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다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정상 데크에 앉아 챙겨 온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다가 광명항 방향으로 내려갔다.
소무의도는 예정에 없었는데 내려와 보니 다음 버스시간까지 약 두 시간 정도 남은 상태였다.
근처 가게에서 밥을 먹을까 고민하면서 버스정거장 근처의 슈퍼마켓에서 슬러시를 먹고 있는데 사장님이 여기까지 와서 소무의도를 안 보고 가면 섭섭할 거라며 추천을 하시더라. 한 바퀴 도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고 둘레길도 잘 되어있고 구경거리도 많다고 하셔서 길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소무의도로 출발했다.
다리를 건너오면 바로 맞이해 주는 황금새우.
코스는 왼쪽에 보이는 계단을 시작으로 명사의 해변 방향으로 돌았다.
계단을 올라가면 작은 정자가 있는데 정자를 지나 내려가는 계단에서 보이는 바다가 가슴을 뻥 뚫어주는 느낌이었다.
명사의 해변을 지나 몽여해변에 도착하면 보이는 소무의도 스토리움.
바람이 많이 불던 날이라 땀만 겨우 식히면서 다니던 중 생명수와 같았던 레모네이드 한잔.
평일이었음에도 1, 2층 모두 사람이 제법 많았는데 카페 외에도 소무의도의 역사라던가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천천히 구경하기도 좋았다.
해변을 따라 적당히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둘레길을 슬근슬근 걷다 보니 어느새 섬으로 들어올 때 건너온 소무의인도교가 보인다.
코스가 아주 힘들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중간중간 계단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코스도 있어서 적어도 운동화는 신고 와야 할 것 같다.
소무의인도교 근처에 있는 가게 앞에서 세상 편하게 늘어져 있는 고영들.
천천히 바다 구경 하고 쉬엄쉬엄 약 두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땀을 많이 흘렸기 때문에 다리 건너 바로 보이는 공중화장실에서 여분의 옷으로 갈아입고 14:20 버스로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처음 목적은 해상데크길과 호룡곡산이었는데 해상데크길은 기대 이상이었고 호룡곡산은 처음 등산로를 잘못 들어간 탓에 고생한 기억만 남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올라간 정상에서 보이는 바다와 풍경은 정말 좋았기 때문에 날이 풀리면 한번 더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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